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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자국 [Footprint]

상세 정보 표
분야 장르별체계관리 > 문학 > 소설 > 단편소설
9분류 작품
집필자 오태호
시기1964년
제작자리윤영
정의
리윤영의 단편소설 <발자국>(1964)은 단편소설집 『발자국』(1965)의 표제작으로, 외국 이론을 신봉하는 병원 부원장과 새로운 이식수술을 성공시킨 과장의 갈등과 화해를 형상화한 작품이다.
내용
리윤영의 <발자국>은 1964년 발표된 단편소설(남한에서의 중편소설 분량)로, 외국 이론을 신성시하는 병원의 기술 부원장과 창조적 정신을 갖고 있는 과장 의사 리형구와의 갈등과 화해를 기본적인 서사의 축으로 전개하고 있는 작품이다.
작품은 키가 후리후리한 리형구 과장이 홍초와 참대를 가지고 형옥이 입원하고 있는 병실을 찾아가는 장면으로 시작된다. 형옥은 ‘일시적인 적 강점기’에 빨치산 정찰병으로 큰 공훈을 세워 훈장을 받은 처녀인데, 마을에 정찰을 내려갔다가 체포되어 모진 고문을 받고 다리뼈가 으스러진다. 며칠 전에 다리 절단 수술을 거부하고 농장에서 밝게 일하는 형옥을 리형구가 병원으로 데리고 온다.
리형구는 형옥의 다리를 찍은 ‘필름’을 관찰하는데, 왼쪽 허벅다리 뼈가 많이 부서져서 남의 뼈를 떼서 보충하지 못하면 걷기가 힘든 지경임을 알게 된다. 내년에 경호와 결혼할 예정인 형옥을 꼭 걷게 하고 싶지만, 기술 부원장은 다리를 절단하든지 아니면 퇴원시키라고 지시한다. 천상 동종골 이식 수술을 해야 하지만, 현재의 의학 기술로는 불가능하다는 판단 때문이다.
리형구는 집토끼로 이식 수술을 시도하지만 번번이 실패한다. 평소 리형구의 혁명성을 높이 사던 당 위원장은 산토끼를 직접 잡아다 주며 집토끼보다 강한 산토끼로 실험을 해 보라고 권유한다. 하지만 ‘의학 백과사전’으로 불리는 기술 부원장은 리형구가 형옥의 다리를 자르지도 않고, 퇴원을 시키지도 않는 것에 불쾌해 한다. 공연히 문학 소녀 같은 값싼 동정심으로 불가능한 일을 한다는 것이다.
존경하는 기술 부원장의 말을 따를 수도 없고, 그렇다고 형옥의 다리를 절단할 수도 없어 애태우던 리형구는 마침내 자신의 허벅다리를 실험 대상으로 삼는다. 설사 자기가 희생되더라도 후배들에게는 하나의 디딤돌이 될 수도 있다는 생각이 그를 추동한 것이다. 수술로 절뚝이는 다리를 이끌고 리형구는 당 위원장을 찾는데, 당 위원장은 외국 서적들을 꼼꼼히 점검한 결과 리형구가 성공할 것이라고 확신을 심어 준다.
하지만 리형구는 수술의 후유증으로 고열이 41도에 이르고 입술에 소금이 생기며 얼굴이 검붉어진다. 꼬박 사흘을 앓은 리형구는 이제 이식한 뼈가 소생하기만을 바라는데 기술 부원장이 형옥의 수술을 지시했다는 전갈을 받는다. 불편한 몸을 이끌고 병원으로 달려간 리형구는 수술을 취소시킨다.
스승인 기술 부원장의 수술 지시를 중단시킨 리형구는 자기가 배은망덕한 놈이 아닌가 하고 자책한다. 그러나 외국 이론을 신성시하는 태도는 분명히 버려야 한다고 생각하면서, 급기야 의사협의회에서 기술 부원장과 정면으로 맞붙게 된다. 기술 부원장은 동종골 이식 수술은 불가능하다며 외국 저서들을 인용하는 등 열변을 토한다. 하지만 리형구는 자기 차례가 되자 아무 말도 하지 않고 자기의 몸에 넣었던 뼈를 뽑아 현미경으로 관찰하면서 자신의 세포가 활발히 돋아오름을 증명한다.
작품 말미에는 연분홍 살구꽃, 노란 개나리꽃이 활짝 핀 정원에서 형옥이 수술한 다리로 한 걸음 두 걸음 걸어나가는데, 그녀가 남기는 발자국을 지켜보며 기술 부원장은 그 발자국이 곧 리형구의 발자국이라 생각하며 형구의 손을 꽉 쥐는 것으로 마무리된다.
<발자국>은 부상당한 영예군인 처녀의 허벅다리 뼈이식 수술을 성공적으로 수행한 이야기를 통해 외국이론에 기대는 의존적 자세가 아니라 살신성인의 자세와 주체적 의지가 중요한 태도임을 강조한 작품이다.
관련어 리윤영
관련연구(남) 이명재 편, 『북한문학사전』, 서울: 국학자료원, 199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