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의

홍석중은 <림꺽정>으로 유명한 벽초 홍명희(북한 부수상 역임)의 손자이며, 소설 <황진이>의 작가이다.

용례/관용구

우리 사실주의적 력사소설은 자기 발전에서 새로운 단계를 맞이하게 되었으며 이 주제분야에서 새로운 성과들이 이룩되었다. 장편소설 『높새바람』, 『리순신장군』 등은 그 실례의 일부이다. 오승련, 『주체소설문학건설』, 1994.

내용

홍석중은 김일성종합대학을 졸업한 북한의 엘리트 작가로서 벽초 홍명희의 손자이자, 북한에서 『조선왕조실록』 400권을 번역하는 국학사업을 총 지휘한 김일성종합대학교 교수 홍기문의 아들이기도 하다. 벽초의 사후에도 장남 홍기문이 조국평화통일위원회 위원장, 조선최고인민회의 상설위원회 부의장 등의 중책을 이어받았고 손자 홍석형이 부총리 겸 국가계획위원회 위원장에 발탁되는 등 가족들이 계속 고위직에 오른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홍석중은 북한에서 조부의 소설가적 핏줄과 부친의 인문학적 소양을 이어받은 유능한 소설가로 평가된다. 그는 1970년 단편소설 <붉은 꽃송이>로 데뷔한 이후 장편 <높새바람>과 <황진이>로 북한뿐만이 아니라 남한에서도 크게 이름을 떨쳤다.
홍석중이 북한문단에서 알려지게 된 계기는 조부 홍명희의 미완성 작품인 <임꺽정>의 완결편을 내놓았기 때문이다. 벽초는 생전에 <임꺽정>을 소설이라고 하면 화를 냈으며, 왜놈들이 조선말과 조선 정조를 탄압하니까 그것을 살려서 널리 알리려고 <임꺽정>을 쓴 것이었지 소설을 쓰려고 한 것은 아니었다고 말했다는 것이다. 해방 뒤 미완으로 끝난 <임꺽정>을 완성시키라는 주문에 대해서도 슈베르트의 미완성교향곡처럼 미완으로 놔두는 게 좋다며 끝내 완성하기를 거부했다고 홍석중은 남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그 비화를 털어놓았다.
홍석중은 미완으로 끝난 뒷부분이 궁금해서 벽초에게 물어보았으나 좀체 이야기를 안 해주다가 조금씩 알려 주신 것을 토대로 하여 직접 <임꺽정>완결편을 쓰게 되었다고 술회하였다.
북한문단에서 크게 부각되지 못했던 홍석중은 장편역사소설인 <높새바람>을 펴내면서 김정일시대를 상징하는 『조선문학사』 15권에 당당하게 이름을 올리게 되었다. 홍석중의 <높새바람 상>(1983)은 임진조국전쟁을 진실하게 묘사한 장편소설들인 <평양성사람들>, <관북의병장>과 조선 후기와 구한말시기에서 일제시대로 넘어가는 과도기에 나라의 과학기술을 발전시키며 문명개화와 륭성번영을 이룩하기 위해 헌신한 역사적 인물들인 지리학자 김정호와 개화운동의 중심인물인 김옥균의 활약상을 상세하게 기록한 장편소설인 <김정호>, <개화의 려명을 불러>와 대등한 위치에서 그 역사적 가치와 미학적 의미가 다루어짐으로써 북한문단에서의 지위가 확고해졌다.
이후 역사소설 <황진이>가 남한의 대훈닷컴에서 발간 되고 창비가 주는 ‘만해문학상’까지 수상함으로써 홍석중은 한순간에 유명작가로 부상하였다. 홍석중의 <높새바람> 등은 조부인 홍명희의 문학과 몇 가지 점에서 유사한 양상을 보이고 있어 주목된다. 작품의 시대배경이 거의 일치하며, 작품에 내재되어 있는 민중의식이나 민족의식의 흐름이 대동소이하다는 점이다. 아울러 팽배한 갈등구조 속에서 긴장 이완의 역할을 하는 장치가 남녀중인공의 로맨스라는 점에서도 일치를 보이고 있다. 그리고 고유어와 방언에 바탕하여 민중적 언어를 구사하고 있는 점에서도 조부와 손자의 문체가 큰 차이점을 보이지 않고 있다.
한편 홍석중의 <황진이>는 놈이라는 가공인물을 창조하여 황진이의 로맨스 파트너로 삼았을 뿐 아니라 ‘위선과 진실’이라는 대립구조를 설정하여 긴장을 유발하는 등 ‘혁명적 낭만주의’의 형태를 보여주고 있는 것이 특징이다. 하지만 홍석중의 작품은 탄력적인 언어감각에도 불구하고 황진이보다는 놈이가 사실상의 주인공으로 느껴지고, 놈이와 괴똥이를 구하기 위해 황진이가 김희열 개성유수에게 정조를 바치는 성 상납의 낙후된 여성의식을 보여주는 등 허점과 한계를 동시에 드러내고 있다.

이미지

이미지명 : 홍석중

이미지명 : 홍석중_김성수촬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