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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바다>식가극 [Sea-of-Blood style operas]

상세 정보 표
분야 장르별체계관리 > 공연 > 종합공연 > 가극
9분류 개념
집필자 천현식
시기1971년 이후
정의

오페라와 창극을 바탕으로 북한 사회주의의 내용과 민족적이고 통속적인 양식을 결합한 북한식 가극으로서 인민대중의 일체화를 위한 예술작품의 교양물이다.
기원

북한은 주체사상이 제기되고 수령제 국가를 세워나가기 시작한 1960년대 중후반부터 음악극의 인식 교양적 특징에 주목했다. 그 결과물인 <피바다>식 가극은 서양 오페라의 전통을 바탕으로 하는 ‘가극’과 우리나라 판소리 전통을 바탕으로 하는 ‘창극’을 기초로 하였다. 이들은 우리나라 근대시기, 즉 일제시대부터 토착화해오던 음악극이었다. 이러한 전통이 해방 후 북한에 이어졌고, 두 전통은 서로 다른 길을 걸었다. 가극은 서양의 오페라를 충실히 받아들이는 방식이었고, 창극은 정식화된 음악극으로 발전할 것을 모색하였다. 이 두 갈래의 발전은 결국 판소리 전통과 오페라의 음악극 양식을 절충하고 받아들여 독자화하는 방식으로 진행되었다.
변천

두 갈래의 길은 1960년대 초중반을 거치면서 북한식의 주체화가 제기되며 새로운 전환기를 맞이한다. 서양과 전통의 두 음악극은 북한식의 가극으로 즉, ‘민족가극’으로 통합되었고 민족가극은 독자화하는 길을 걸었다. 가극과 창극이라는 양식 이외에 ‘민족가극’ 양식이 실험되고 창작된 것이다. 이러한 실험과 창작의 과정은 궁극적으로는 한 줄기를 향하는 것이었지만, 두 방향으로 진행되었다. 즉 민요를 바탕으로 해야 한다는 ‘주체’의 관점은 공통으로 가지고 있었지만 두 방향이었다. 그것은 지난 시기 가극의 전통을 잇는 ‘사회주의적이며 혁명적 주제를 담아내는 민족가극’과 창극의 전통을 잇는 ‘전통 고전을 현대화하는 민족가극’이었다. 이는 지난 시기에 비하면 상대적인 차이였지만, 북한의 나아길 길을 판단해 보는 중요한 갈림길이었다. 이러한 갈림길에서 북한은 김일성의 항일무장투쟁을 뿌리로 하는 사회주의 국가를 건설하게 되면서 ‘사회주의적이며 혁명적 주제를 담아내는 민족가극’을 ‘민족가극’의 대표로 삼게 되었다. 혁명가극〈피바다〉의 창작 초기 수식어는 ‘혁명적 민족가극’이었다. 이는 민족가극에서 ‘혁명적’ 주제의 갈래가 그 열매를 맺었음을 보여주는 것이다. 이로써 전통 고전을 현대화하는 민족가극은 그 흐름이 끊기게 되었다.
내용

이제 혁명가극〈피바다〉를 본보기로 하는 <피바다>식 가극, 즉 <피바다>식 혁명가극이 가극계의 본류를 차지하게 되었고, 이러한 주제와 양식은 일반화되어 갔다. <그림 1>은 이러한 북한의 “피바다식 가극”의 형성과정을 나타낸 표이다.


<그림 1>의 이미지를 보면 알 수 있듯이 결국 <피바다>식 가극은 주류를 차지하며 일정한 양식으로 정착해 갔다. 그 주제는 이른바 혁명적 주제, 즉 항일무장투쟁이나 6.25 전쟁 등을 주로 다뤘다. <피바다>식 가극 양식의 특징 중 첫째는 ‘절가’이다. 가극의 전체 음악을 쉽고 대중적인 절가의 형태로 일관한다. 둘째는 ‘방창’이다. 무대 배우의 대사나 노래와 달리 방창을 두어 무대에서 다 표현하지 못하는 줄거리나 배우들의 감정 상태 등을 표현함으로써 극 자체를 이끌어나간다. 셋째는 ‘관현악’이다. 극의 진행에서 관현악의 역할을 높이고 민족악기와 양악기를 배합하는 배합관현악을 사용해서 민족적 특성을 살렸다. 넷째는 ‘무용’이다. 무용의 역할을 적극 활용하면서 줄거리와 연결함으로써 사실주의적 특성을 강화했다. 다섯째는 ‘무대미술’이다. 흐름식 입체무대를 사용함으로써 극의 전환을 자연스럽게 하고 다양한 무대장치를 활용함으로써 사실주의적 특성을 강화했다. 여섯째는 ‘음악 극작술’이다. 극 전체의 흐름을 감정 조직을 중심으로 하면서, 쉽고 대중적인 극 조직을 위해 주제가를 포함한 기둥 노래를 반복하는 방식 등을 사용했다. 이것은 커다란 성공을 거뒀다. 이를 바탕으로 김정일은 문학예술계를 장악했으며, 당 원로들 앞에서의 공연 등 후계자의 위치를 차지해 나아가는 발판으로 삼았다. 그리고 이 <피바다>식 가극은 북한 주민 전체를 교양하는 사상 인식적 교양물의 위치를 차지하였다. 이는 가극을 통해 집단주의와 위계화의 감정 훈련을 시킴으로써 인민대중들을 일체화시키기 위한 과정이었다. 그리고 수 십 차례의 해외 공연으로 북한의 체제와 위상을 선전하는 역할도 맡았다.

하지만 위에서 말했듯이 이 혁명가극은 서양 오페라의 전통을 이은 ‘가극’을 그 줄기로 하였기 때문에 민족적 색채가 그리 뚜렷하지 않았다. 이는 주제와 함께 양식에서도 드러난 문제였다. 이후 1980년대 들어서 북한에서 민족주의가 강조되고 주체사상이 완전히 체계화되면서 전통과 고전에 대한 관심이 높아졌다. 이는 달리 말하면 인민대중들을 교양할 교양물로서 혁명적 주제와 다른 민족 고유의 자존감을 강화할 민족적 주제의 가극이 필요하게 되었다는 것을 의미한다. 그러한 요구에 따라 지난 시기 흐름이 끊긴 ‘전통 고전을 현대화한 민족가극’에 주목하게 되고 이것을 다시 창작하게 되었다. 그 시작이 바로 민족가극〈춘향전〉이다. 물론 이는 북한 가극의 모범으로 굳어진 <피바다>식 양식을 기본으로 하는 것이었다. 하지만 주제와 내용이 달라지면서 그 세부 음악 특징에서도 일정한 변화가 나타나게 되는데, 이는 당연하게도 민족적 전통을 강조하기 위함이었고 그 변화는 세부 음재료에서 드러났다.
<피바다>식 민족가극이 부각되었지만 <피바다>식 혁명가극도 중요성이 떨어진 것이 아니었고 계속해서 창작 공연되었다. 다음 표와 같이 <피바다>식 가극이 혁명가극과 민족가극이라는 두 개의 수레바퀴를 갖게 된 것이다.



다시 말하면 [그림 2]와 같이 <피바다>식 가극은 혁명가극이자 <피바다>식 가극인 〈피바다〉로부터 시작되었다. 이후 1970년대까지 혁명가극〈피바다〉를 모범으로 이것을 확산시키는 방식으로 가극사가 진행되었다. 하지만 1988년 민족가극〈춘향전〉이 탄생하면서 <피바다>식 가극에는 전형으로 혁명가극〈피바다〉와 함께 민족가극〈춘향전〉이 추가되었다. 이제 이 2가지의 <피바다>식 가극을 모범으로 이것을 확산시키는 방식으로 가극사가 진행되게 된다.
이는 혁명가극이 갖고 있는 한계와 부족함을 민족가극이라는 다른 갈래로 메우려는 시도이자, 북한 사회의 일정한 변화를 반영하는 것이다. 혁명가극이 내용면에서 고유한 민족의 이야기를 담아내지 못했으며 음악 양식에서도 근대 이전의 전통보다는 근대에 형성된 새로운 전통에 기대고 있기 때문이었다. 그렇기 때문에 북한 가극계는 북한 사회의 새로운 전망에 따라 <피바다>식을 기본으로 하면서도 민족 고전의 줄거리를 바탕으로 하는 속에서 근대 이전의 전통 음악 양식을 더해 민족가극〈춘향전〉을 새롭게 내놓았던 것이다.

결국 <피바다>식 가극이라는 상층위 양식은 1970년대 전반기의 <피바다>식 혁명가극, 1980년대 후반과 1990년대 전반기의 <피바다>식 민족가극을 만들어내게 되었다. [그림 3]은 <피바다>식 가극의 분류와 그 5대 작품, 즉 5대 혁명가극과 5대 민족가극을 정리한 표이다.



[그림 3]을 보면 5대 혁명가극은 1970년대 초에 모두 만들어졌으나 계획되었던 5대 민족가극 중 〈장화홍련전〉과 〈흥부전〉은 창작되지 않았다. 1995년 이후로는 민족가극 창작이 확인되지 않는다. 이것을 보면 <피바다>식 민족가극이 <피바다>식 혁명가극만큼 성공을 거두지는 못한 것을 알 수 있다. 1990년대 중반 이후 북한 체제의 불안정성에서도 그 까닭을 찾을 수 있겠고, <피바다>식 민족가극의 내용과 형식, 자체에서도 부족점을 찾을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여전히 북한의 가극 원칙이 <피바다>식 가극에 있음은 분명하다.
관련어 피바다식 혁명가극, 피바다식 민족가극, 〈피바다〉, 〈춘향전〉
관련연구(남) 민경찬, 「 <피바다>식 혁명가극의 음악적 특징에 관한 연구」, 『한국음악사학보』, 28집, 2002.
이영미, 「 <피바다>식 혁명가극의 특성과 서사적 성격」, 한국예술종합학교, 『논문집』, 4권, 2001.
천현식, 「피바다식 혁명가극’과 감정훈련: ‘집단주의’와 ‘지도와 대중’을 중심으로」, 『현대북한연구』, 13권 3호, 2010.
천현식, 『북한의 가극 연구』, 서울: 선인, 2013.
관련자료(북) 『위대한 수령 김일성동지의 혁명가극 건설에 관한 주체적문예사상론설집』, 평양: 문예출판사, 1974.
김경희·림상호, 『《피바다》식 혁명가극1: 주체음악총서(4)』, 평양: 문예출판사, 1991.
김준규, 『《피바다》식가극의 방창에 관한 연구』, 평양: 사회과학출판사, 1984.
김최원, 『《피바다》식 혁명가극2: 주체음악총서(5)』, 평양: 문예출판사, 1991.
김최원·강진·황지철·주문걸·조인규·현수웅, 『《피바다》식혁명가극리론: 친애하는 지도자 김정일동지의 문예리론총서26』, 평양: 문예출판사, 1985.
참고자료 천현식, 『북한의 가극 연구』, 서울: 선인, 2013.

이미지

피바다식가극

이미지명 : 피바다식가극

피바다식가극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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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바다식가극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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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바다식가극4

이미지명 : 피바다식가극4